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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신은 호르몬을 분비해 스트레스에 대응하고, 혈압과 대사, 면역 기능을 조절한다. 그런데 이 부신에 악성 종양이 생기면, 그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바로 **‘부신암(Adrenocortical carcinoma)’**이다.
이 암은 매우 드물지만 진행이 빠르고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다. 호르몬 이상으로 인한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다른 질환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많다.
이번 글에서는 부신암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치료 과정까지 차근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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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신암의 정체 — 드물지만 위험한 암
부신은 좌우 신장 위에 각각 하나씩 존재하며, 겉부분을 ‘부신피질’, 속부분을 ‘부신수질’이라 부른다.
이 중 부신피질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 바로 **부신피질암(부신암)**이다. 발생률은 매우 낮아 전체 암의 0.02% 정도에 불과하지만, 한번 생기면 전이가 빠르고 재발 위험이 높은 고위험 암으로 분류된다.
정확한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 불균형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리-프라우메니 증후군(Li-Fraumeni syndrome), 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 등 유전적 이상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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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신암은 크게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는 기능성 종양’과 ‘호르몬을 분비하지 않는 비기능성 종양’으로 나뉜다.
기능성 부신암은 호르몬 과다로 인한 다양한 신체 변화가 나타나며, 비기능성은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이 때문에 상당수는 다른 장기 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거나,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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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타나는 증상 — 몸이 보내는 작은 이상 신호들
부신암은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면 쿠싱증후군이 나타나 얼굴이 붓고 체중이 급격히 늘며, 복부 비만과 피부의 자주색 선조가 생긴다.
알도스테론이 과다하면 혈압이 오르고, 칼륨 부족으로 인한 근육 약화나 피로감이 동반될 수 있다.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과다하면 여성에게는 목소리가 굵어지고 체모가 많아지며, 생리가 불규칙해진다. 반대로 여성호르몬이 과다하면 남성에게 여성형 유방이나 성기 위축이 나타난다.
이처럼 부신암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전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한 비만, 갱년기, 고혈압 등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비기능성 부신암은 이런 증상이 거의 없고, 종양이 커져 복부 통증이나 덩어리로 느껴질 때 발견되기도 한다.
이미 간이나 폐로 전이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사례도 많아,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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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치료와 예후 — 조기 발견이 유일한 열쇠
부신암 치료의 핵심은 수술적 절제다. 암이 부신에 국한된 경우, **완전 절제 수술(부신절제술)**로 완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미 주변 조직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에는 수술이 어렵고,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은 **미토탄(Mitotane)**으로, 부신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해 호르몬 과다를 조절하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
그러나 부신암은 약물 반응률이 낮아 치료 성과가 제한적이며, 재발률이 높다는 점이 문제다.
예후는 발견 시기와 종양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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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50% 이상이지만, 전이성인 경우 10~20%로 급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정기 건강검진과 복부 초음파·CT검사가 조기 진단의 열쇠가 된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내분비 이상 증상이 반복될 경우, 부신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신암은 ‘드문 암’으로 분류되지만, 발견이 늦어지면 생명을 위협하는 매우 치명적인 내분비계 암이다.
증상이 모호하고 다른 질환으로 오해받기 쉽기 때문에, 몸의 작은 변화라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정기검진과 정확한 진단, 그리고 조기 치료만이 부신암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다. 결국 우리 몸은 언제나 작은 신호로 위험을 알린다. 그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